4분기 어닝시즌 희비교차

아주 잘 쓴 단편소설을 모처럼 만난 기분이랄까.

아버지는 자주 근무지를 옮겨 다녔다.1971년 박정희 대통령의 위수령 발동은 지금도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첫해는 입시에 실패했고 이듬해 재수로 고려대 경제학과에 합격했다.나는 용기가 없어 학생 시위에 앞장서지는 못했다.열차 등급이 낮은 것도 아니었다.

이건 푸대접 정도가 아니다.아버지가 이런 사정을 알고 반정부 성향 분류에서 뺀다고 굉장히 애를 썼다.

이 일로 나는 반정부 성향이란 낙인이 찍혔다.

그 시절 나에겐 ‘돈 타령처럼 들렸다.어쨌든 나는 정보부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반공 교육을 받아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 밥벌이하는 것과 경제학은 별로 상관이 없었다.호남선 여행의 강렬한 체험은 나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뜨게 해줬다.

다과회에서 오가는 대화는 실망스러웠다.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4월 26일에는 끔찍한 사고도 있었다.